'고딕' 명칭의 기원
고딕(Gothic) 건축의 발생지인 프랑스는 당시 최강국으로 유럽의 학문, 예술, 문화의 중심지로서 파리에는 각지에서 학자와 예술가들이 모여들었습니다. 12세기 중엽 프랑스 북부 지역에서부터 시작된 고딕 양식은 이후 15세기 이탈리아에서 르네상스 운동이 발생하기까지 유럽 전역에 만개되었습니다. 고딕이란 명칭은 르네상스 비평가들이 이 시대의 건축이 고전적인 그리스와 로마의 표준과 일치하지 않음을 비웃기 위해 사용되었습니다. 그들은 고전을 배운 적이 없는 야만족들이 독자적인 고딕 양식을 발전시켰으나 그것은 고전 세계의 소박한 아름다움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첨탑과 뾰족탑, 기괴한 장식과 불필요한 장식을 모아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난하였습니다.
고딕 건축의 특징
12~13세기 동안 유럽 전역에 걸쳐 거대한 대성당들이 세워지고 있었습니다. 당시 세워진 교회의 모습은 천국의 이미지가 표현되도록 하늘을 향한 천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재료로는 주로 석재가 이용되었고 외관은 종탑, 피나클, 첨탑들을 설치하여 천향적, 수직적 경향을 강조하였습니다. 높은 첨탑과 종탑은 고딕 건축의 상징으로 하늘 높이 솟아올라 신을 향한 인간의 신앙심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종탑의 수는 로마네스크 시대보다 적어지고 출입구에 새겨진 다채로운 조각상들은 고딕 양식의 건물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주었습니다. 고딕 건축의 평면적 특성은 바실리카 형식에서 발달하였습니다. 라틴 크로스를 기본형으로 하고 트란셉트는 일반적으로 폭이 네이브와 같고 아일은 네이브의 절반입니다. 아일의 2층에는 트리포리움이 존재하며 트리포리움은 첨두아치의 아케이드 형식으로 고딕 건축의 내부 벽면 장식의 특색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고딕 건축의 내부는 로마네스크보다 훨씬 밝습니다. 이런 차이는 플라잉 버트레스의 구조법으로 대형 수직창을 사용할 수 있었고 아치도 첨두형 아치를 사용하였기 때문입니다. 첨두아치는 원형아치보다 더 큰 하중을 견딜 수 있어 창문도 훨씬 크게 낼 수 있었습니다.
플라잉 버트레스 구조법이란?
플라잉 버트레스(flying buttress)는 네이브 상부의 리브 볼트와 아일의 부축벽을 연결하는 반아치 형태의 부재로 높은 네이브의 천장에 구축된 리브 볼트에 작용하는 횡압력을 수직력으로 변환시켜 아일의 부축벽을 통해 지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플라잉 버트레스가 리브 볼트의 횡압력을 분담함으로써 네이브의 열주는 단지 수직 하중만을 지지하였습니다. 플라잉 버트레스로 인해 네이브의 열주가 로마네스크 양식보다 하중의 부담이 적어져 가늘어지고 높아질 수 있었습니다. 또한 플라잉 버트레스와 기둥이 하중을 전담하므로 벽체가 하중으로부터 해방되어 창과 개구부의 면적이 증가될 수 있어 이를 통해 실내에 획기적으로 많은 채광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리브 볼트
고딕 건축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한 볼트 구조법이 개발되어 사용되었다는 것입니다. 특히 로마네스크 시대에 창안된 리브 볼트(rib vault)가 고딕 시대에 와서는 리브수가 증가되고 다양한 형식으로 복잡하게 발전되었습니다. 볼트 구조의 하중은 전부 리브가 받으며 이 리브가 받는 횡력은 매우 크므로 외벽에 플라잉 버트레스를 두어 이것을 지탱하도록 하였습니다.
대형 수직창과 원형창
교회 내부에 빛을 유입하는 것은 초기 기독교 건축 이래 가장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이 전까지는 외벽에 고창을 설치하여 빛의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고창으로는 한계가 있어 실내가 어두웠습니다. 고딕 건축은 이러한 교회 건축의 난제를 플라잉 버트레스를 통해 해결하였습니다. 외벽에 플라잉 버트레스를 설치하여 외벽에는 대형 수직창과 원형창을 자유롭게 만들어 많은 빛을 실내로 끌어들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형 수직창에는 장식적 기법으로 창살문양인 트레이서리를 사용하고 그 창에는 스테인드글라스를 사용하였습니다. 트레이서리(tracery)는 창살의 형태로 대형 수직창에서 절정을 이룬 레이스 세공을 의미합니다. 이런 거대한 창문을 통해 내부로 유입된 빛은 더욱 성스럽고 신비한 분위기의 예배 공간을 연출할 수 있었습니다.
첨두아치
고딕 건축에서는 뾰족한 첨두아치(pointed arch)를 즐겨 사용하였습니다. 첨두아치는 기둥과 기둥 사이의 간격보다 크고 기둥의 길이보다도 긴 원호를 서로 교차시킨 아치로 반원형 아치에 비해 하중의 지지 능력이 큽니다. 이것은 아치의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높은 건물을 추구하는 고딕 건축의 이상에 부합되어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첨두아치의 높이 솟아오르는 형태는 신에 대한 열망을 상징적으로 표현합니다. 원래 첨두아치는 초기 이슬람 건축을 통해 유럽에 전해졌지만 그 구조상 표현상의 가능성을 철저히 추구한 것은 고딕 건축입니다. 고딕 건축에서 첨두아치는 천정뿐만 아니라 창, 출입구 등 모든 아치에 적용되었습니다. 첨두아치로 된 출입구는 조각 장식을 더해 매우 화려하고 웅장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